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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아이돌, 유노윤호

 

-동방신기 6‘Catch me’ 앨범과 활동에 대한 단상

18개월 만에 동방신기가 6Catch me 앨범으로 돌아왔다.

이번 음반과 무대에 대한 느낌은 다소 양가적이다.

만족스러운 발견이 있는 반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도저히 납득되지 않는 부분은
Catch me를 비롯한 컴백무대였다.

아이돌 그룹이 리드보컬 중심으로 무대를 이끌어가는 기존 전통방식 밴드나 그룹들과 달리

멤버 개인보다는 하나의 그룹으로서 대중친화적 리듬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제공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는 것은 잘 알려진 바이다.

동방신기는 아이돌로서는 드물게 듀오그룹이지만,

둘만으로도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멤버들로 구성되어 있다.

듀오의 경우 기획의 포인트는 멤버수가 많은 그룹들과 달리 멤버간 양적 균형 뿐 아니라

두 사람의 상이한 매력과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방향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번 컴백무대는 사실상 상이한 장점을 가진 두 사람을 평준화시켜

댄스들과의 군무 속에 던져 넣어버림으로써

대중에게 각인되던 동방신기만의 무대의 장점마저 놓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타공인 아이돌 최고의 춤꾼인 유노윤호를 가진 회사가

어떻게 타이틀 무대에서, 그의 독무가 없는 음반기획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5집의 Why 무대와 맥시멈, 이것만은 알고가의

유노타임과 유노윤호 인트로가 가졌던 강렬한 임팩트와 흡인력을 생각해보라.

실로 아이러니한 기획이자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대의 가장 아름다운 젊음과 몸에서 나오는 파워풀하면서 화려한 퍼포먼스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오랜 국내활동 공백기를 견디며 기다려온 팬으로서 안타깝고,

보여줄 수 없어서, 그 스타로서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아이러니 한 것은 그런 평준화의 기획 속에서

오히려 유노윤호의 성장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거운 군무에 섬세한 기운을 불어넣어주는 유노윤호의 발군의 표현력은

그나마 Catch me 무대의 관람 포인트가 아닐까한다.

유노윤호의 독무는 사라졌지만

유노윤호 없는 Catch me 무대는 상상할 수 없는 이유이다.


더불어, 그의 솔로곡 허니퍼니버니에서도 느낀바 있지만

멤버들의 솔로곡 하나 들어있지 않은 6집에서

솔로가수로도 손색없는 가창력으로 성장한 유노윤호를 발견한 것도 수확이다.

6집 앨범의 구성은 5집에 비해 아쉬운 감이 없진 않지만,

유노윤호의 발전한 랩이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으며,

특히 How are U는 유노윤호가 R&B에서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잘 드러내준 곡이었다.

또한 6집 컴백과 더불어 이루어진 다양한 활동을 보면서 그 와중에 놀란 것은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DJ가 즉흥적으로 요구한 프리스타일 랩을 그루브하게 선보여

유노윤호의 미성과 리듬감을 보여주었으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가는 유노윤호의 일면을 짧지만 강렬하게 확인시켜 주었다.


지난 10년 유노윤호는 자타공인 아이돌 최고 춤꾼이었지만,

10년을 거치면서 이제 한 사람의 노래꾼으로 훌륭하게 성장하였음을

느끼게 한 것이 이번 6집 앨범이었다.


아이돌이란 어쩌면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

거대한 체스판의 말들처럼

회사가 구축한 판타지에 의해 부여되는 이미지의 테두리 내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허상의 실체들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아이돌이 그룹과 회사의 기획을 넘어

독자의 이미지와 개성을 가진 스타로 성장하는 것은 어렵고도 지난한 길이 아닐 수 없다.


유노윤호는 기획자에 의해 부여되었던 이미지와 역할을 넘어서

스스로 그만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해가고 있는 신기한 아이돌이 아닐까한다.


많은 아이돌들이 자신이 성공한 이미지-귀엽거나, 치기발랄하거나, 짐승돌이거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채, 동일한 이미지를 가진 새로운 아이돌과 그룹들로 대치되는 현실에서

유노윤호의 성장은 흥미롭다.

데뷔 초기 춤짱 운동소년은 3-4집을 거치며 풋풋한 섹시가이로,

그리고 5집을 통해서는 파워풀하고 압도적 남성미로 무장하고 무게있게 돌아왔다.

지금 6집에서의 유노윤호는 좀 더 세련된 자유미를 느끼게 한다.


애초에 부여된 하나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그 나이와 역할에 맞는 방식으로,

진화해 가는 스타를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많은 아이돌이나 아역스타들이 성장과 더불어

대중적 충격요법과 같은 급격한 단절이나 변화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많은 사례를 우리는 보아왔다.

급격한 단절이나 변화가 없이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미지를 자기 이미지 내에서 충돌없이

그러면서도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게 만들어 간다는 것은

오래 사랑받는 스타의 가장 중요한 미덕이 아닐까한다.


10여년의 활동을 통해 유노윤호는

최고의 춤꾼이자 한사람의 매력적인 가수로 성장했을 뿐 아니라

무대와 드라마, 예능 및 다양한 대중들과 만나는 접점에서는

순수함과 섹시함, 귀여움과 카리스마, 소박함과 품격 등

모순적 이미지를 동시에 가진 드문 캐릭터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모순적이며 다양한 이미지가 유노윤호 속에 하나로 존재하는 것은

가수로서 또 배우로서 그에게는 큰 자산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의 이런 이미지는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뿐아니라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과정 강력한 대중성을 가질것으로도 기대되는데,

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에서 이다.

첫째, 그의 끊임없는 변신이 결코 애써 꾸미려는 데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중의 기호에 맞춰 애써 꾸미고, 무리하게 변화하려하면 자신만의 것을 잃게 된다.

애써 꾸민 것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있고 또 대중은 의외로 쉽게 알아차리고,

차갑게 돌아서버린다.


둘째, 다양하고 모순적 이미지들을 관통하는 유노윤호의 본질 때문이다.

자신의 시작을, 스타가 아닌 보통의 청년으로서의 자신을

잊지 않는 그 본질 말이다.

대중은 변하고 문화도 취향도 바뀐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자기자신이다.

무언가 근본이 되는 것들이 변하지 않은 채 유지되면서 변화하는 것에

진화의 본질이 있는 것이 아닐까한다.


진화한다는 것은 누구의 기획이나 설계, 도움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환경 속에서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에서 그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유노윤호가 보여주는 진화의 모습들,

아이돌 스타에게서 흔히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의 내일을 더 흥미롭게 지켜보고 싶어지는지도 모른다.

 

 

출처 :kind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