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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윤호 정윤호


화보 촬영은 좋아하나?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좋아한다. 결과가 남잖나.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니까. 워낙 새로운 걸 찾기를 좋아한다.

컴백 이후 휘몰아치는 스케줄 한복판에서 만났다. 앨범 준비하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지?
원래는 있는 그대로 즐기는 성격인데 오랜만인 만큼 부담감도 있고 잘 보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근데 막상 뚜껑을 열고나오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몸은 좀 힘들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 <오!정반합>시절 이후 오랜만인데 둘 다 소년에서 훌쩍 남자가 된 것 같아 인상적이다.
그때는 그때에 맞게 나왔던 것 같고 지금은 좀 더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년 정윤호’를 잊고 싶지 않다. 조금 더 성장한 유노윤호의 연륜과 감성이 합쳐진다면 새로운 색깔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꿈이 있거든. 항상 미래의 나에게 힘들 때마다 건네는 말이다.

너무 반듯하고 훌륭한 생각인데.
그래서 특이하다는 사람도 있고 해맑다거나 남자답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 모습을 어떻게 불러도 좋다. 누군가가 윤호는 뭐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나는 항상 ‘ing’라고 대답한다. 끝내기도 싫고 지나가기도 싫고.

‘ing’모드인 가운데서도 본인이 실감하는 변화의 지점은 분명히 있겠지.
열심인 건 비슷한데 그때보단 조금 풀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좀 담백해진 것 같다. 옛날엔 뭐든 꼭 1등을 하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예능에서 동네 바보형처럼 보일 때도 있고, 이것 또한 터닝 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그만큼 자연스럽고 편안해졌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맞다. 그런가 하면 굉장히 생각이 많은 편인데 한번 정하면 그대로 행동으로 밀어붙이고 절대 안 바꾼다. 전에 비해 행동하기 전에 훨씬 더 많이 생각하기도 하고.

요즘 머릿속에 꽉 차 있는 생각은?
벌써 내년 생각을 하고 있다. 생일이 빨라 친구들이 곧 20대 마지막을 맞게 되니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함께 봉사 활동을 하곤 했거든. 이상하게 나는 아이들을 보면 힘을 받는다.

애들한테는 별 관심이 없을 때인데.
어릴 때부터 그랬다. 아이들과 자주 놀고. 장남에 장손이다 보니 사촌들과도 나이 차가 꽤 많이 나는 편이어서.

알고 보면 완전 자상한 타입?
좋은 아빠 되는 게 목표다. 하하. 얼마 전 <안녕하세요>에 출연하면서 말괄량이 아이랑 놀았는데 되게 좋더라. 나도 언젠가는.... 하하.

그런 모습에 약한 여자들이 많은데.
하하.그런가?

둘만의 첫 작품이었던 지난 앨범에 비해 이번엔 두사람의 음악적 색깔이 많이 반영됐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지. 작업하면서 ‘왜’때 앨범을 다시 들어봤는데 어두운 노래들이 많더라. 둘이 처음 나오다 보니 우리가 가장 잘하면서 공격적이고 강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애썼던 거지. 멋있는 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엔 좀 밝은 곡들, 1990년대의 향수를 일으킬 만한 노래들도 담으려 했다. 둘이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굉장히 생각이 많았다. 앞으로도 둘만의 색깔을 찾아가야 하는데 이번 앨범이 그 자물쇠를 푸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둘의 음악적 취향은 비슷한가?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게 나오는 거 같다. 나보고 록을 좋아할 것 같다고들 하는데, 록도 좋아하지만 미디엄 템포의 R&B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곡을 좋아한다.

이번 앨범에서 말하자면 ‘하와유’같은 노래겠네. ‘캐치미’는 그에 반해 굉장히 동방신기스러운 노래다.
‘하와유’는 나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고, 더 대중적인 곡이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좀 더 넓게 보자는 거지. 합의점이 굉장히 중요한데 비슷한 음악적 트렌드 가운데 동방신기의 색깔을 잃지 않으면서 남들보다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와유’같은 수록곡들은 ‘공연에 오시면 그때 다 보여드릴게요’라는 거지. 하지만 이제 자물쇠가 풀렸으니 또 어떻게 변형이 될지는 모르겠다. 점점 수위 조절을 할 것 같다. 카멜라온 같은 그룹이 되고 싶거든.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거네.
그냥 순간순간을 재미있게 보내려고 한다.

동방신기 말고 정윤호는 어떻가?
솔로활동을 하더라도 동방신기라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게 힘이 되고 지금은 동방신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뿌리가 중요하거든. 하지만 창민이도 비슷하겠지만 연기를 통해 강력한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아닌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이다.

곧 일본에서 뮤지컬 <광화문 연가>공연도 앞두고 있다.
드라마로 만나는 여러 캐릭터들이 내 성격이나 인생에 공부가 되는 것 같다. 그 사람 인생을 직접 살아보는 기회랄까. 한참 힘들어하던 무렵 <맨땅에 헤딩>을 찍었는데 캐릭터 자체가 포기를 전혀 안 하는 스타일인 거다. 아직도 내 안에 그게 남아 있다. <궁>때도, <포세이돈>때도 그랬고 이번 <광화문 연가>의 역할도 마찬가지겠지. 또 언젠가는 아티스트 유노윤호의 색깔에 접목시킬 수 있을 거고, 연기에 멜로디 붙이면 노래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굉장히 꿈이 많다. 버라이어티도 많이 나가고 싶고 언젠가는 뮤지컬이나 연기뿐 아니라 쇼도 만들어보고 싶다.

유노윤호는 예전부터 예능감이 좋다는 인상이었다.
진지하면서도 좀 엉뚱해서 그런가 보다. 좀 ‘허당’인 부분이 있다.

그 매력들이 요즘 제대로 나오는 것 같다.
하하. 매순간을 진실되게 생각해서가 아닐까 싶은데, 앞으로가 더 재밌을 거다.

지금은 한참 좋은 흐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신경쓰이는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 가뜩이나 생각도 많은 타입이라니
고민은 많다. 앞으로 어떻게 개인으로서도 잘되고 둘이 잘 합쳐져야 할지도 생각해야 하고, 또 내년이면 벌써 10년인데 그 숫자에 대한 책임감도 느낀다. 지금 우리는 동방신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한번 해보자 싶은 마음이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음. 오래남는 그룹이 되고 싶다. ‘남들과 달랐다’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느낌?‘동방신기는 항상 승승장구하잖아’라고 생각하시는데 고생도 많이 했거든. 일본에 처음 갔을 때도 그랬고 다섯에서 둘이 된 것도 솔직히 마찬가지고. 그런 부분들을 음악적으로 풀어내고 자기가 원하는 걸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는 타입인 만큼 앞으로 더 어떻게 해야 우리를 믿어주는 팬들에게 보답할지 등등 생각이 많다. 티는 못냈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힘은 일이 좀 많았는데 결국 무대로 풀어내는 것 같다.

무대에서 여전히 떨리나?
절대 안 떨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떨린다. 그 떨림을 오히려 즐기기도 하고. 오히려 ‘살아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걸.

동방신기 팬들은 열광적인 팬덤의 대명사 같은 존재다. 이젠 커뮤니케이션이 좀 되는 것 같나? 물론 불특정다수라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전해지는 것 같다. 이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주길 원하는 구나. 라고 읽어주는 느낌. 솔직히 연예인들 중에도 앞에서는 팬이라고 하지만 뒤에서는 다르게 표현하는 분들도 있거든. 근데 나는 정말 팬들을 한 멤버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멤버. 그렇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같이 역사를 써나가고 싶고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줄 수 있다고 본다.

10년 가까운 세월 안에서 힘든 순간들을 함께 겼으며 결국 둘로 뭉쳤잖나. 그런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는 남다르겠다.
뭐랄까. 내가 힘들 때나 뭔가를 하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일을 마치고 혼자 생각을 하다가 문득 옆을 보면 창민이도 혼자서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을 때가 많다. 둘이 스타일도 많이 다르고 가끔은 투닥거리지만 그럴 때마다 말하지 않아도 뭔가 이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옆에 있어준 것만으로, 그것만큼 고마운 게 없다.

이제 보기만 해도 딱 알겠나?
음, 알다가도 모르겠다. 솔직히 옛날엔 안다고 생각했는데.

무작정 안다고 생각할 때보다 다음 단계로 발전한 것 같은데.
내 생각도 그렇다. 안다고 생각할 때부터가 위험한 거 같다. 둘 다 아직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니까. 물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부분은 예민하고 어떤 건 좋아한다는 걸 서로 알지만. 지금처럼 서로 지켜봐주고 그냥 옆에 있는 게 답인 것 같다.

어떤 사람, 어떤 남자이고 싶나?

나는 소중한 부분들을 놓친 채 단지 멋진 아티스트만 되고 싶지는 않다. 좀 더 담백해지고 싶다. 답답하다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내 스타일대로 진실되게, 항상 꿈을 향해 달려가는 소년이고 싶다.

10년쯤 뒤에도 “아, 저래서 윤호는 아직 저 자리에 있구나”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그게 어떤 위치든 간에. 아 사회복지에 관련된 학교도 언젠가 꼭 설립할 거다.

 

 

출처 :윤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