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one - u.know

HIGH CUT
VOL.102
MAY 16~JUN 5, 2013

윤 호 본 색


 

 

 

 

COVER STORY TEXT

약속 시간 정각에 촬영장에 나타난 정윤호. "애들 입맛이라 커피보다 주스를 더 좋아해요." 포도 주스를 빨대로 흡입하며 동방신기의 일본 전국 투어 이야기를 한바탕 시작한다. 어제 귀국한 사람치고는 최상의 컨디션. 스카프와 머플러를 활용한 다소 난감한 화보 컨셉트에도 다양한 포즈와 표정으로 촬영에 열성적으로 임했다. "밥 먹고 합시다. 다 먹고 살자고 하는 건데~." 배달 음식이 도착하다 윤호가 스태프들을 일일이 부르며 살뜰히 챙긴다. 촬영 중간 카메라 조명을 바꾸는 사이 소파에 앉아 있던 그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정신이 몽롱한 그를 붙들고 서둘러 마지막 컷을 찍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실은 무척 피곤했던 모양. 심지어 몇 컷은 눈꺼풀이 감긴 채로 찍혔다. 본인도 민망한지 "아, 나도 모르는 사이 잠들어버렸네"하며 웅얼거린다. 하긴 3년 전 가을, <HIGH CUT> 촬여을 위해 비오는 한강공원에서 노란 보트에 몸을 실은 채 웅덩이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순간에도, 웃음을 잃지 않던 그였으니까. 졸린 눈을 억지로 떠가며 끝까지 촬영에 임해준 착한 남자의 반전 매력을 화보에 가득 담았으니 한껏 기대해도 좋다. /기자 이희승

 

 

1 표지 컷을 위해 머플러를 얼굴에 두르자 착한 남자에서 금세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변신한 정윤호.
2 스태프들과 한데 어울려 스스럼없이 이야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3 "사실 화보 촬영을 즐기는 편은 아니에요. 그래도 이왕 찍는 건 최선을 다해야죠." 촬영 중간중간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며 열성적으로 촬영에 임해준 윤호.
4 무대 위 극강 카리스마 정윤호의 평소 모습은 순진하고 착한 남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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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호 본 색
마스크를 써도 가릴 수 없고, 수갑을 채워도 막을 수 없는 정윤호의 남자 본색.

기자 이희승 포토그래퍼 목정욱 헤어&메이크업 김환 어시스턴트 한지혜

모두 루이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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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정석적이고, 다르게 보면 조금 지루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두 가지다. 날카로운 질문을 요리조리 피하려고 머리를 쓰거나,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본성이 착하거나. 인터뷰 내내 정윤호는 최선을 다해 자신이 속내를 이야기하려 애썼다. 간혹 투박한 표현이 섞이기도 했고,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로 횡설수설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했다. 그의 모든 말에는 진심이 녹아 있었다.

/기자 이다정

오랜만이다. 화제의 드라마 <야왕> 종영 후 무얼 하고 지냈나.


<야왕>이 끝나고 딱 3일 쉬었다. 제주도에서 재충전을 하고 일본 투어를 준비했지.
아무래도 연기를 하다가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니 뭔가 아쉽더라.
중간에 <야왕> 쫑파티도 참석했는데, 선배들이 여전히 아버지 같고 고모 같고 그랬다.
드라마에 집중하다 보니 생각보다 준비 시간이 좀 짧아서, 평소보다 더 열심히 연습한 뒤 일본 투어와 월드 투어 무대에 올랐다.

드라마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상반기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어쩌다 보니 진짜 그렇게 됐네. 나에게 큰 공부가 됐던 드라마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권)상우 형은 친형처럼 많이 챙겨줬고 (김)성령 누나도 진짜 엄마같이 대해줘서 아직까지도 그 마음을 잊을 수 없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내가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다들 지켜만 보셨는데, 금방 친해진 뒤부터는 정말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촬영장 막내로서 선배들에게 예쁨을 많이 받았나 보다.


가요계에서는 나름대로 경력이 있지만 드라마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베테랑 선배들과 같이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상우 형, 수애 누나, 성령 누나 모두 동방신기 노래를 좋아한다면서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이덕화, 차화연 선생님이 연기 모니터를 꼼꼼히 해주셨다. "다음에 더 좋은 작품에서 성장해라. 앞으로 더 기대가 된다"는 이덕화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드라마와 관련해 이래저래 말이 많았다고는 하지만, 팀워크는 정말 좋았다.

권상우와 김성령 선배가 언론 인터뷰에서 칭찬을 참 많이 했던데, 내용을 봤겠지?


사실 작품 끝나고 인터뷰를 안 하려고 했던 게, 드라마에 선배님들이 많은데 내가 인터뷰에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하는 게 좀 그랬다. 그런데 선배들이 인터뷰에서 나에 대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니 정말 고마웠지. 그리고 나는 아무래도 남자다 보니 상우 형이 제일 편하고 의지가 많이 됐다. 사적으로도 정말 괜찮은 분이다. 주위 사람들을 잘 챙기고 솔직한, 멋진 남자다.

연기는 두 번째 도전이었는데 처음(<맨땅에 헤딩>)에 비해 어떤 점이 달랐던 것 같나.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좀 더 진지해졌다. 놓친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깨닫게 됐고.
연기를 통해 몰랐던 세계, 몰랐던 나를 알게 됐고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그런 의미에서 <야왕>의 백도훈은 나에게 딱 맞는 역할을 때에 맞게 받은 선물인 것 같다. 누군가를 끝까지 믿는다는 점은 실제의 나와 비슷했고, 잊고 있었던 정의감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 물론 연기하면서 답답한 부분도 있었지만.(웃음)

가수 유노윤호의 삶으로 넘어가 볼까. 동방신기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0년이 됐다.
활동하면서 가장 행복할 때가 있다면.


언제나 스테이지 위에서 제일 행복하다. 관객과 같이 호흡할 때의 희열과 뿌듯함이 있다. 지난 10년 동안 동방신기로 활동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그룹의 리더이자 인간으로서 참아야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힘들 때 무대에 서면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었다. 평소에는 말을 속으로 삼키는 편이지만 무대 위에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한다. 울지도 않는 애가 무대 위에서 울기도 하고, 확실히 무대가 가장 나다운 것 같다.

무대에서 가장 솔직해진다니 가수하길 잘했네.


드라마를 통해서는 몰랐던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스테이지 위에서는 기존의 나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어서 그 균형이 되게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연기를 하다 보니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확실히 스킬이 늘었다. 아직도 부족하긴 하지만,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음악방송 대기실에 가면 거의 '대선배' 수준이 됐겠네. 후배들과는 잘 지내나.


누가 '아이돌계의 조상'까지는 아니고 '아이돌계의 할아버지' 아니냐던데.(웃음) 사실 선배가 되면 외로워진다. 후배들은 선배를 어려워하고, 선배는 후배들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하니까. 이런 부분을 깨고 싶어서 우리는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대기실을 찾아다니면서 후배들에게 직접 CD를 나눠준다. 우리가 후배들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는 건 "같이 노력하자" 혹은 "친해지자"는 의미다.

지금 가장 눈에 들어오는 후배는 누구인가.


딱히 꼽을 수가 없는 게 요새는 하나같이 실력도 너무 좋고 다들 빨리 배워서 말이지.
다만 걱정이 되는 건 자기 색깔을 빨리 찾으면 좋겠다. 확실히 가요계에 사람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실력은 언젠가 느는데 자신만의 개성과 색깔은 끊임없이 연구하지 않으면 찾기 어렵고 도태되기도 쉽다. 그리고 인성과 남의 말을 받아들일 자세를 갖춰야겠지.

또래 친구들은 대부분 취직을 하고 일부는 결혼한 사람도 있을 텐데, 윤호도 평범하게 살았다면 뭘 하고 있었을까.


원래는 검사가 꿈이었으니까, 가수가 안 됐다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사법고시에 도전하고 있지 않을까. 평범하게 살았다면 아마 지금쯤 결혼을 했을 것 같다. 우리 가족이 화목해서 예전부터 부모님이 결혼한 나이에 결혼하고 싶었다.
부모님이 스물일곱 살에 결혼했으니…이제는 그 나이를 넘겼지만.(웃음) 현실로 돌아오자면 아직 결혼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고 확실하게 준비가 됐을 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해외에서 말 그대로 '동방의 신'에 가까운 인기더라. 일본 삿포로돔 투어에서는 지하철이 추가 운행됐고, 해외 가수 최초로 닛산 스타디움에 입성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인기 요인은 무엇인지.


닛산 스타디움 공연이 진짜 쉽지 않다더라.(씨익) 해외는 어느 나라든 현지 문화를 배운 뒤 단계별로 천천히 올라왔기 때문에 인기가 탄탄한 것 같다. 해외 활동만 만 8년을 했다. 삿포로에서 맨 처음 라이브 투어를 했을 때 400명 앞에서 공연을 했는데, 8년 만에 그 100배인 4만명이 와줬다. 정말 감사하더라. 해외 활동을 단기적으로 하다 보니 해외 팬들에게 죄송한 부분도 있는데, 시간과 기회가 되면 한 곳에서 오랫동안 활동해도 좋을 것 같다.

한국어로 응원을 하는 해외 팬들을 보면 되게 뿌듯하겠다.


예전과는 또 다르다. 요새 유투브 등을 통해 보니까 한국어는 기본이고 한국 문화 자체를 많이 알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뿌듯하고 좋기도 하지만 음… 좋은 것만 전달해주고 싶은데 때로는 잘못된 문화까지 전파되는 것 같아서.(웃음)

10년을 달려오면서 미래에 대한 더 큰 계획이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처럼 되고 싶은 사람에게 희망이 되어주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드라마 <드림하이>에 나온 학교 같은 것도 만들어보고, 봉사활동 단체도 꾸려보고 싶다. 내가 제일 잘하는 음악과 춤에 관련한 재능으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게 꿈이다. 지금도 몰래 도와주고 있긴 하지만(어깨으쓱). 많이 배우고 확실한 지식이 쌓였을 때 계획을 펼쳐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한결 같이 동방신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역시 팬들 덕인 것 같다. 함께 동방신기를 만들어온 거다. 지금까지 함께 묵묵히 걸어와줘서 고맙고, 믿어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똑!! 바로잡습니다
정윤호에 대한 오해나 편견 중에 바로잡고 싶은 부분이 있나.
첫인상을 보고 무섭고 차가울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소녀시대 서현이는 지난 <HIGH CUT> 인터뷰에서 나더라 학생 주임 같다고 하고…(일동 웃음). 난 사실 되게 순진하고 착하다. 그냥 애어른이다. 그리고 하나 더, <런닝맨>을 통해 나의 형편없는 그림 실력이 공개됐는데(이른바 '유노윤호의 충격적 그림 세계'), 그렇다고 센스가 없는 건 아니라고 꼭! 밝히고 싶다.


윤호's WISH LIST
"평생 살 집을 마련한다면 집을 예쁘게 꾸며보고 싶다. 난 나름의 센스가 있으니까. 물론 그림은 다른 분에게 맡겨야겠지만.(웃음) 나의 생각을 전문가에게 전달해서, 그 집만큼은 직접 참여해서 꾸며보고 싶다."

 

 

 

 

 

 

 

 

출처 : 윤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