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lebrity 12월 정윤호 유노윤호
유노윤호 무대위의 철학자-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는 유노윤호를 만났다.
그가 직접 준비한 '85번가'모임의 파티 시작 5시간 전이었다.파티 기획자, 음향 및 조명감독, 음식을 준비할 셰프와 열띤 의논을 마친 후였다.
분주한 열기를 식혀줄 과일 주스 한잔과 함께 그와의 대화는 시작됐다. 사실 놀랐다.
유노윤호와 정윤호의 상관관계로 시작된 인터뷰는 점차 삶에 대한, 아니 인생에 대한 담론으로 발전했다.
마치 무대 위에서 뛰놀며 사유하는 철학자를 앞에 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이건 마이클 잭슨을 가슴에 담고 광주 호수 공원에서 한판 춤사위를 벌이던 소년의 역사이자 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이번 파티에는 입장료가 있다. 초대장을 발송하면서 친구들에게 전달할 텐데,
입장료를 걷고 거기에 내가 조금 더 보태 우리 모임이 후원하는 고아원에 전달하고 싶다.""
<-윤호가 파티 준비 중 쉬는 시간에 피아노를 쳤다고 함 ㅎㅎㅎㅎ
+++++ 윤호 인터뷰 중에서
"지금 살짝 산을 내려와 다음 목표를 바라보는 중이다.
이제는 산 자체를 만들어보고 싶다. 아마 그건 내 인생일 것이다. 음악일 수도 있고. 친구들과의 교우일 수도 있다. 또 음악적으로 아티스트 유노윤호, 신인배우 정윤호 등등. 이 모든 게 내가 만들어 갈 산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산 자체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 너무 좋다 ...^^ 윤호야 ㅠㅠㅠㅠ 너의 산 을 응원한다
인터뷰 전문 TEXT
아시아 최고 그룹의 리더를 10년째 맡고 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감회가 꽤 클 거다.
그룹의 리더를 맡으면서 내 자신이 가장 많이 변화한 것 같다. 각자 다른 삶을 살아오던 친구들을 모아두었으니, 처음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도 쌓이고, 이럴 때는 양보하는 것이구나, 또 이런 건 좀 쉽지 않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어린 내가 감당하기엔 힘든 부분도 있었다. 인간으로서 오히려 더 성장한 것 같다.
어떤 면에서 성장했는지 궁금하다.
뒤돌아봤을 때 우리에게 많은 일이 있었다. 그 모든 일이 감사한 것은 주위를 둘러보게 됐다는 점이다. 많은 것이 보이더라. 특히 함께해온 스태프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내가, 우리가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유노윤호와 정윤호의 상관관계는 어떤가?
남들보다 사회생활을 굉장히 빨리했다. 그래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유노윤호는 애늙은이처럼 행동하는 부분이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역시 사람을 대하는 곳이다 보니, 이럴 때는 양보하고, 이런 부분은 좀 더 고집을 피워도 된다는 점들을 빨리 알아차린 것 같다. 하지만 정윤호라는 아이는 고등학교 시절에서 멈춰버린 듯한 느낌이 든다. 유노윤호라는 새로운 캐릭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꽤 의미심장하다. 정윤호의 시간은 멈췄고, 그 속에서 새로운 아이가 훌쩍 자라난 것이니까.
유노윤호라는 아이는 아무래도 많은 대중을 상대해야 하고, 일도 많다. 또 리더라는 이미지도 있다. 그러나 정윤호는 꽤 순진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다. 그럼에도 다행인 건 둘 다 아주 긍정적인 성격이라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무수한 기억의 편린이 존재할 거다. 그중 최고의 순간을 꼽으라면?
아무래도 공연인 것 같다. 난 무대 위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자리 잡은 건 창민이와 듀엣으로 처음 SMTOWN 무대에 섰을 때가 아닐까 싶다. 동방신기가 공백 기간을 거쳐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힘만으로 무대를 채운다는 생각은 꽤 부담이었다. 하지만 그때가 우리 둘의 인생에 쏘아 올린 새로운 신호탄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시작이었고, 다시금 신인으로 되돌아간 느낌이었다.
객석에는 엄청난 수의 팬이 있었을 거다. 어땠나?
무대에 오르기 직전의 두려움이 싹 가셨다. 그때부터 동방신기는 기존에 수립한 기록들을 계속 경신하면서 앞으로 나아갔던 것 같다. 도쿄돔 공연의 기록, 일본 투어 85만 명 동원 기록 등등. 우리가 우리 기록을 갈아치우는 게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일 줄 알았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그 첫 무대가 이 투쟁의 원동력이었기에 결코 잊을 수 없다.
또 다른 기억 하나를 끄집어낼 수 있을까?
아마 일본 도쿄돔 무대에 섰을 때가 아닐까. 그때 무대 위에서 처음으로 울어봤다. (그전에는 무대에서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나?) 대상을 받고도 울지 않았다. 그건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한 약속 때문이기도 하다. 최고가 되었을 때 울겠다는 약속. 매번 울컥하는 감정은 있었지만 운 적은 없다. 당시 그 무대에서 눈물을 흘렸던 건, 이제부터 내가 해야 할 일이 단지 노래뿐만이 아니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공인으로서 내가 받은 많은 것을 돌려줘야 한다는 철학적 깨달음을 얻은 무대였기에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정상을 향해 오르고 또 오르는 일, 감당하긴 힘든 일이다.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눈다. 하나의 산, 고향에 있는 무등산을 최고의 정상이라 가정해보자. 아버지는 그 정상에 올라야지 또 다른 산의 정상이 보인다고 항상 말씀해주셨다. 거기서 백두산이 보이면, 무등산을 내려와 평지에서 다시금 백두산 정상을 향해야 한다. 이렇게 계속 연속되는 일이다. 중간 정도에선 구름과 안개로 다른 산의 정상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게 인생이라고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동방신기의 활동 중 정상에 오르고 내려오는 일이 얼마나 많았나?
연습생 기간이 길었지만, 동방신기는 1집부터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한 번의 정상이었다. 일본에 처음으로 가서 신인의 마음가짐을 가졌다. 다시 평지였다. 무등산은 오른 셈이었다. 다음 백두산을 오르고 내렸다. 지금 우리는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는 중이다. 조금씩 오를수록 더 넓은 세상과 더 높은 하늘이 보인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그럼 다음 목표는?
지금 살짝 산을 내려와 다음 목표를 바라보는 중이다. 이제는 산 자체를 만들어보고 싶다. 아마 그건 내 인생일 것이다. 음악일 수도 있고, 친구들과의 교우일 수도 있다. 또 음악적으로 아티스트 유노윤호, 신인 배우로서의 정윤호 등등. 이 모든 게 내가 만들어 갈 산이 아닐까 싶다.
지금껏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에 대해 생각이 많을 것이다.
뮤지션은 사랑을 받아야 만개하는 직업이다. 사랑이란 받다 보면 그것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나는 받은 것 이상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가졌나?
동방신기 데뷔 때부터, 2006년 쯤 좋지 않은 일을 당한 적이 있었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나를 싫어할 수도, 또 내가 피해를 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시간이 있으면 항상 많이 걷는 편이다. 그 걸음 속에서 많은 사람을 보게 된다. 돈을 떠나 나보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음을 깨닫는다. 소소한 행복감에 젖어 있는 얼굴도, 따르지 않는 보상에 슬퍼하는 얼굴도 있다. 삶이란 그런 것 같다. 내가 가졌으면 돌려줘야 한다. 그래야만 그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내게 돌아온다고 믿는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이에 대한 믿음은 더욱 확고해진다.
'초심을 잃지 말자'가 신념인가?
지금도 광주에 가면 호수공원(쌍암공원)에 반드시 들른다. 특히 힘들고 고민이 많을 때 많이 찾는다. 10대 시절 그곳에서 춤을 추던 나는 막막한 심정이었다. 지금은 뭔가 이루었음에도 또 큰 일이 있고, 생각할 것도 많아진다. 그럴 때 '뿌리로 돌아가자'며 마음을 다잡는다. 나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함께하던 친구들이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을 때를 생각하는 거다. 그냥 춤이 좋아서 춤만 추던 그 시절을 말이다.
이제 동방신기는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도 연륜 있는 선배가 됐다. 후배들과 인터뷰할 때면 동방신기 유노윤호 선배가 롤모델이라는 이들도 많았다. 선배로서 조언을 한다면?
항상 같은 말을 한다. 어떻게든 노력하면 미묘하게라도 실력은 향상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한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자기 옆에 있는 사람을 챙길 줄 알면, 100퍼센트 발휘될 실력도 200퍼센트 이상 발휘된다. 우리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직업이니 거기에 너무 익숙해지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즐길 땐 즐기는 것도 필요하다. 다시 오지 않으니까. 결론적으로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인생이 즐거울 것 같다.
그래도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보면 위기감도 들 것 같다.
언제나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지 다른 누구와 경쟁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신기한 게 난 다른 연예인을 보면 "와, 연예인이다"라며 신기해 한다. 그래서인지 그냥 나 자신과 싸울 뿐이다. 그들은 우리가 활동할 때보다 시스템도 향상됐고 능력도 뛰어나다. 그에 맞서려면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 이 친구 잘하네? 나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무대에서도 열심히 노는 거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달리하면 더 긍정적이 된다.
연말을 앞둔 시점에서 동방신기 유노윤호를 사랑하는 팬들에 대한 진심도 정리해보자.
이제는 팬들과 더 돈독해진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서 느끼는 건 팬들이 동방신기의 또 다른 멤버라는 점이다. 그 이유는 함께 울고, 서로 느끼며, 같이 만드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어떨 땐 티격태격도 하지만 결국 유노윤호의 또 다른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게 바로 팬들인 것 같다.
동방신기는 엄청난 팬을 가진 그룹이다. 혹 10년 동안 기억에 남는 팬이 있다면?
기억에 남는 팬은 100명, 아니 1000명까지도 다 이야기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팬을 만나면 오빠처럼 이야기하는 편이다. 사무실 앞에 자주 오는 학생이 있으면, 무리해서 오지 말라고 한다. 공부 다 하고 오라고. 팬은 그런 관계인 것 같다. 우리를 응원해주는 만큼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지 악영향을 끼치고 싶진 않다. 생각이 자꾸 그렇게 바뀌더라.
이제 2013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뮤지션 유노윤호는 올해 마지막 날 어떤 생각을 하며 잠이 들고, 어떻게 새해를 맞이할지 궁금하다.
현실적으로는 활동 일정이 있으니 정신없을 것 같다. 매년 그랬으니까. 만일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지난 1년을 되돌아볼 것 같다. 사실 홀로 있을 때 천장을 보며 스스로 반성하는 편이다. "그래도 올해 뜻깊게 잘 보냈다"가 될 수도 있고 "뭔가 아쉬운, 때로는 찝찝함이 남은 한 해였다"고 후회할 때도 있다.
미리 반성을 해보면 올해 아쉬운 건?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게 가족이다. 항상 가족에게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올해 처음으로 어머니 생신날 연락이 늦었다. 마침 해외 일정이 있어서 시간을 제때 못 맞췄다. 다녀와서 바로 다 해드렸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다.
유노윤호에게 삶의 원칙이 있나?
내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몇 가지를 놓치지 않으려 언제나 메모를 해둔다. 그게 삶의 원칙일 것 같다. '선택을 후회하지 마라', 이게 제1의 원칙이다. 선택 전까진 고민을 많이 해도 된다. 하지만 한 번 선택했으면 결코 후회하지 말고 몸부터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만 원치 않은 결과가 도출되더라도 사무치게 각인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유노윤호의 원칙이며, 인간 정윤호의 인생 철학이기도 하다.
타이핑 출처는 DC 유노윤호 갤러리.
스캔본소장 나름 괘안고 ㅋㅋㅋ 희망로드에 기부하는데 보태는걸로 ...
지금 이순간 너의 꿈은 뭐야?
산을 오르다 보니 더 높은 산이 보여. 뭘하든 최선의 최선을 다 할 거고, 윤호라는 애는 항상 솔직하고 진실된 애라는 믿음을 주고 싶어. 그게 말처럼 쉽진 않지만 결국엔 그렇게 될 거예요.
GQ KOREA 2010.3.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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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앞으로 나가고 있는 느낌이 드나. 그리고 애당초 자신이 원하는 것은 앞으로 전진하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 지금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느낀다. 항상 꿈꾸고, 머릿속에 미래를 그려보는 스타일인데 그런 시간들이 나를 자극한다. 열심히 앞으로 나가서 작은 산에 오르면 다시 더 높은 산이 보인다. 산을 오르면서 숨이 차고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그런 시간들을 넘어서면서 더 단단해지고 강해진다. 오를수록 더 높은 산이 보이는 것도 더 넓은 세상이 보이는 것도 좋다. 지금도 생각한 대로 전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후회하는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다.
마리끌레르 2010.7.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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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APAN 2010.7. 中에서
/// 아래는 인터뷰 전문 ////
만나서 차 마시는 사이,
전화로 얘기하는 사이, 웃으며
안녕 하는 사이. 유노윤호와
조재진은 술 한 잔 마시지
않고도 속 깊은 얘기를
나눈다. 계절이 바뀌면 언제
한번 북한산에 함께 가자는
얘기를 하면서도 싱겁게
웃으며, 하지만 내기나 승부에
관한 거라면 다르다.
우리 내기할까?
조재진이 유노윤호에게 묻다
우리 만나면, 차 마시고 밥 먹고 얘기하고 그게 전부인데, 남자들끼리 술 한잔 안 하느냐고 사람들이 묻잖아. 너도 그런 질문 듣지?
난 다 똑같아. 만나면 일 이야기하고 미래 이야기하고. 나름 되게 진지한데 그걸 재미있게 봐주는 분도 있고, 멋있게 봐주는 분도 있고 그런 거예요. 그러니까, 나는 '패밀리'를 되게 중요시해요. 일단 내 사람이구나 하는 판단이 들면 그때부턴 일 얘기도 하고 미래 얘기도 하고 그렇게.
그런데 넌 왜 그렇게 바빠? 하는 일이 다르니까 이해하지 못하는 게 있을 수는 있지만, 너는 밤에도 바쁘고 심지어 새벽에도 바빠?
아, 미안, 형. 근데 형도 아다시피 내가 좀 꼼꼼한 스타일이잖아. 다음 스케줄에 대한 대비를 좀 많이 하는 편이에요. 밤에 연습을 한다고 하는 게, 달리 연습만이 아니라 예를 들면 무작정 걷는 걸 좋아해. 변장하고 서울 여기저기를 걸어 다니면서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자신을 좀 혹사시키는 스타일인 데다 워낙 시간 개념이 없어서. 그런데 형은 꼭 내가 연습하느라 집중할 때만 전화하더라.
얼마 전에도 전화했더니 걷고 있다고 그랬지. 어딜 그렇게 걸어다녀?
여기저기 가요. 그땐 노량진 걸어갈 때였나? 한 번 갔던 곳은 안 가고 모르는 길을 걸어가는 게 좋아요.
그렇게 하면서 긴장을 푸는 걸까?
남들이 아무리 잘했다고 칭찬해도 내가 나 자신을 봤을 때 별로일 때가 있어요. 그럼 그건 실은 남들도 별로라고 생각하는 경우라고 생각해. 노래든 연기든 내 자신이 100퍼센트 최선을 다했을 때 전달될 수 있을 거라는 걸 느껴.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 무대에 올라야 할 때, 살짝 '대충 출까?' 생각하면 그 생각만으로 30퍼센트의 감동은 날아간다는 걸 알아.
그런 '완벽주의' 때문에 주변에서 힘들어하지 않아?
형도 알겠지만 사적인 자리에선 제가 어리버리하잖아요. 일할 때 잘못이 생기면 스스로 확실히 따지고 물어보지만, 사적인 자리에선 뭐 그냥, '혀엉~' 그렇게 돼요. 형은 처음 봤을 때부터 운동선수답게 듬직해 보였어. 그러면서도 뭐랄까 순수하달까?
그렇다 치고. 혼자 있으면 뭐 해? 일 말고.
글쎄, 10년 뒤 계획표 쓰기?
음....
아니면 무조건 친구들 만나요. 아까 말한 것처럼 혼자 걷기도 하고. 작년에 <GQ> 인터뷰할 때도 말했지만, 나는 '정윤호'를 잃고 싶지가 않은 거예요. 무대 위에서는 '내가 최고다, 난 누구한테도 질 수 없는 최고다'라고 생각해야만 뭔가 할 수 있지만, 무대 내려와서는 그냥 평범하고 싶어. 이쪽 분야에만 갇혀 살면 약간 세계관이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아직 일반인 친구가 많아요. 오히려 연예인 친구는 별로 없어. 그래서 뭐, 친구들이랑 같이 돌아다니면서 어머님들이 수산시장에서 어떻게 생선 고르고 가격 깎는지 구경하고 그래요. 그럴 때는 일부러 돈도 딱 3천원만 갖고 나가. 약해질까 봐.
언제 산에 한번 안 갈래? 청계산도 좋고 북한산도 좋고.
좋지. 산에 가잔 얘긴 옛날에도 했는데, 얘기만 했네.
네가 가장 싫어하는 건 뭐야?
음, 거짓말하는 사람. 거짓말.
스스로에게 싫어하는 건? 고치고 싶다거나 뭐 그런 것일수도 있고.
글쎄, 옷 입는 버릇? 너무 편하게 그냥 손에 걸리는 대로 입는 버릇을 고치고 싶어요. 가끔 매니저 형들이 옷 좀 잘 입으라고 하는데, 그런 말 자체가 좀 싫기도 해요. 얼굴 관리도 해야 하고, 아, 손톱 관리하는 거 제일 싫어해요. 사실 오늘도 피부 받고 왔거든? 계속 가만히 누워 있어야 하는 게 힘들어. 그리고 물건 부순다고 자주 누명을 써요.
무슨 말이야?
멀쩡한 물건도 내가 만지면 부러지거나 깨지거나 뭐가 떨어지거나 막 그래. 내 의지가 아닌데 이게 그냥 부서져. 그걸 해명 하지 않고 그냥 누명을 쓰는 스타일이라 많이 혼나요.
주량은 어때? 왠지 셀 것 같은데.
주량이 센지 어떤지 잘 몰랐는데, 술 잘 마신다는 사람들이랑 마시면 다들 뻗어있어. 난 몰랐거든? 솔직히 술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데, 뭐랄까, 술 마시면 사람들이 좀 공격적이고 별것 아닌 일로 티격태격하는 것 같아서 평소엔 그냥 밥 먹으면서 얘기하는 게 더 좋아요. 대신 마실 땐 확실히 마셔. 생일이라든가 그런 날 '윤호야, 너 오늘 술 좀 마셔라' 그러면 아예 이만한 그릇에 부어서 나 원샷 너 원샷.
거기서도 승부욕이 발동하는 건가?
승부욕은 아니고, 내가 '나 사랑하는 만큼 먹어' 그러면 다들 원샷을 해요. 반대로 스태프들이 이만한 대야에다 막 술을 담고 '우리 사랑하는 만큼 드세요'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때 안 마시면 왠지 거짓말하는 것 같아서….
그런 거짓말은 해도 되는 거 아냐?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게 있다지만, 근데 좀 나는 거짓말이라는 것 자체가…. 뭔가 귀엽게 부풀릴 수는 있겠지만 거짓말은 내 인생관과 너무 안 맞아.
승부욕도 승부욕이지만 자신감 문제도 있지.
그저 많이 배우고 싶은 거야. 배우려면 제대로 배우자, 그런거. 관심 있는 일을 잘하는 사람 있으면 무조건 붙잡고 늘어져요. 가르쳐달라, 한번 붙어보자, 붙어서 내가 지든 이기든 그 경험 속에서 내가 느끼는 게 있어. 그런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싶어. 연예인이라서 자기 틀 안에 갇혀 사는 게 진짜 싫거든? 그래서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이랑 부딪치면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나더러 승부차기 같은거 하자고 하지 마. 나 너랑 그런 거 안해.
예전에 희종이 형하고 농부 한 번 했는데, 나는 한 골밖에 못 넣고 완전히 크게 졌어요. 너무 화가 나서….
하하, 거 봐.
그렇다고 티를 내거나 그러진 않는데.
티가 왜 안 나.
그냥 '형 한 번만 더하자 응? 딱 한 번만' 그랬지.
아무튼 너랑 내기 비슷한 건 안 할 거야. 네가 내기를 하자고 하면 그게 춤 같은 거겠냐? 축구로 하자고 그러겠지.
그렇지. 내가 잘하는 걸론 내기를 안 하지.
여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지만 네 눈빛엔 뭔가가 있어. 뭘 해도 될 놈이구나. 막상 얘기하니 좀 그렇네.
형은, 한다고 하면 확실히 하는 사람인 거 같고, 하기 싫은 건 거부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
너는 좀 다른가?
하기 싫은 것도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 나는.
어디서 들은 얘긴데 진짜 친한 친구는 같은 방에서 아무 얘기를 안 해도 전혀 신경이 안 쓰이는 사이래. 나랑 둘이 있으면 어떨까?
글쎄.
난 엄청 불편할 것 같은데.
하하. 형이랑 만날 때 항상 주위에 다른 사람들이 같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근데 형이랑 둘이 있으면 왠지 형이 말이 많아질 거라는 느낌은 확실히 드는데?
음…. 너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뭘까?
동물로 비유하면 표범이라고 생각해.
그럼 나는?
형은 호랑이 같긴 한데, 사실은 흑표범 종류가 아닐까.
비슷한데 좀 검은 건가?
비슷한데 좀 더 묵직한 거.
지금 이순간 너의 꿈은 뭐야?
산을 오르다 보니 더 높은 산이 보여. 뭘하든 최선의 최선을 다 할 거고, 윤호라는 애는 항상 솔직하고 진실된 애라는 믿음을 주고 싶어. 그게 말처럼 쉽진 않지만 결국엔 그렇게 될 거예요.
10년 후 우리는 어떨까?
그런 생각 많이 하는데, 10년 뒤에도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이야기하고 그럴 것 같아. 와이프와 함께일 수도 있겠지. 우리가 화려한 스타일은 아니잖아? 이제 형한테 물어도 되나?
유노윤호가 조재진에게 묻다
형이야 말로 과묵한 거 콘셉트 아냐?
글쎄, 낯을 가리는 성격에 가깝지 않을까? 그리고 형인데 네 앞에서까지 귀여워서야 되겠어? 원하면 노래방 가서 보여줄게.
여자하고 같이 있을 때도 그래?
다 마찬가지야.
우리 둘만 같이 있었던 적은 없잖아. 둘만 있으면 어떨 것 같아?
완전 어색할 것 같은데? 남자 둘이서 뭘 할까? 술이라도 들어가면 몰라. 안 봐도 얼마나 어색할지 상상이 간다. 그래도 진짜 친한 친구는 둘이 있어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는데, 우리도 그렇지 않을까?
잘은 몰라도 형은 분명히 말이 굉장히 많아질 것 같아.
그럴 리가 없을걸.
술 잘 마셔? 마시러 가자는 얘기는 아니고….
소주로 한 병 반 정도.
난 더 마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하고 내기하면 진짜 져줄 거야?
당연하지.
축구를 해도?
그래. 난 피곤한 거 싫어. 알잖아.
그럼 언제 승부차기 내기 한번 하자. 난 내가 잘하는 걸로는 내기 안 해.
축구 내기는 재미없어. 노래로 하자.
하하. 그런데 나 처음 봤을 때 어땠어?
몰라서 물어? 예민하고 독해 보였어.
만나면 주로 일 얘기 하잖아. 그럴 때도 독하다고 생각하겠네.
응. 농담이야, 하하. 서로 바빠서 가끔 만나니까 당연히 그렇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야.
다른 얘기 하고 싶은 적은 없었어?
당연히 하고 싶지. 너 소녀시대하고 친해?
그런 건 끝나고 둘이 있을 때 물어보고, 좀. 내가 좀 기가 세잖아. 피곤하다 싶을 때는 없었어?
그런 적 없어. 왜 그런 생각을 해? 하나도 안 피곤해. 너 애교도 많이 부리잖아.
이쪽 일에 진짜 관심 많아? 아니면 진짜 호기심이야?
당연히 관심 있지. 살면서 여러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거잖아.
팬들이 따라다니는 건 어때? 형은 왠지 피곤해할 것 같은데.
음…좀 심하게 불편할 것 같긴 하다.
형은 하기 싫은 일도 잘해?
안 해. 못해. 그리고 거절해.
나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고 하면 어떻게 말할래?
대단한 놈.
그럼 형은?
행복한 놈.
내가 늘 10년 뒤 계획 짜고 그러잖아. 10년 뒤에 어떻게 되어 있을까?
넌 모르겠는데 형은 결혼해서 평범하게 살 거야.
대답이 다 왜 그렇게 짧아. 형은 비밀이 많아 보여. 굳이 캐고 싶진 않지만… 그래도 하나만 말해봐.
난 비밀 같은 거 없어.
에디터/장우철, 문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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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의 리더에서 배우 정윤호로,
이제 막 혼자 서는 법을 익히고 있는
유노윤호가 홍콩에서 마리끌레르의
카메라 앞에 섰다. 순진무구한
이상주의자는 싫지만 편한 길로 돌아갈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이 청년은 여전히
앞만 보고 신나게 달리고 있다.
혼자 서기, 유노윤호
마리끌레르 2010.7.
포토그래퍼 김영준
에디터 김지선
스타일링 김우리
헤어 & 메이크업 성지안
국내 스타들이 해외에서 누리는 인기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도 좀처럼 실감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 태국, 홍콩, 일본 등의 나라에서 동방신기, 그리고 유노윤호를 향한 애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뜨거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마리끌레르 화보 촬영을 위해 홍콩으로 떠나면서 유노윤호가 공항에서부터 순식간에 팬들에게 둘러싸여 꼼짝달싹 못하게 될 것을 예견하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됐고, 그는 홍콩에서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그러고보니 몇 달 전 그의 일본 팬들이 유노윤호의 이름으로 꽤 큰 액수의 금액을 기부했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었다. 팬덤 문화가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 답안쯤이라고 쳐도 무방하겠다.
물론 유노윤호의 브랜드 파워는 동방신기 안에서 만들어졌다.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아이돌 그룹이 하나쯤 남아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그들은 드라마틱한 휴지기를 맞게 됐다. 그것이 잠정적인 이별이든 안타까운 해체든 팬들에게는 충격적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유노윤호는 <맨땅에 헤딩>이라는 드라마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인기만으로 어느 정도 승부할 수 있는 트렌디 드라마 대신 궁상맞다면 궁상맞은 캐릭터를 선택한 것은 의외였다. 게다가 유쾌하고 저돌적인 '차봉군'의 에너지는 유노윤호 본인의 이미지와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입 떡 벌어지게 춤 잘 추고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유노윤호 말고 인간 정윤호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유노윤호가 결국 되고 싶은 것이 배우인지, 가수인지, 스타인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동방신기에서 빠져나온 유노윤호의 이름이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에 이 청년이 내놓은 것은 인간 정윤호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펄떡이는 에너지에 다름 아니다.
일로 떠난 곳에서 여행지에서와 같은 기분을 느낄 수는 없었겠지만, 홍콩 촬영은 어땠나.
홍콩은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공항에서부터 많은 팬들과 만나서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그래서 머무는 동안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팬들이 많이 몰리는 바람에 인적이 드문 새벽 3시에 화보 촬영을 하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덕분에 새벽에 홍콩 거리를 걸어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재밌었다.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은 멀찍이서 지켜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고.
해외 팬들의 수를 실감할 때면 어떤 기분이 드나.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한 것 같다. 이번 화보 촬영하면서도 다시 한 번 실감했는데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자주 들르지 못하는데도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모습이 고맙고, 그들이 항상 그립다.
여행을 좋아하나. 가수 혹은 배우 유노윤호 말고 평범한 개인 정윤호가 즐기는 여행은 어떤 종류의 것인지 궁금하다.
가볍게 준비해서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바다를 보러 가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 꼭 멀리 가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즐거움은 배가 되는 것 같다.
아, 그 전에 자신을 그 나이 또래의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나.
이미 너무 먼 세계에 와 있지 않나. 데뷔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미 멀리 와 있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해온 주변 사람들을 보면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청년인 나를 자각하게 된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자주 만난다. 만나서 어렸을 때부터 같이 꿈꿔왔던 것들이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주위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많은 편이라 그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가깝게 지낸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나. 남자로서는 어떤 남자가 멋지다고 생각하나.
남자로서나 사람으로서나 좋아하는 스타일은 똑같다.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 변명을 하는 사람이나 자기의 잘못을 합리화하려고 드는 사람은 가까이 두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도 꿈과 이상을 잃지 않은 사람이 멋지다. 나 역시 그런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항상 앞을 보고 달려가려고 하는 성향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쉬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성격이니 어쩔 수 없지.
일 이외에 항상 '꽂히고' 마는 것은 뭔가.
매 순간 다르긴 한데, 여행과 운동은 질리지 않는다. 언젠가 분당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즉흥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했고, 지하철 노선을 따라 하루종일 걸어 다닌 적도 있었다.
길에서 우연히 걷고 있는 유노윤호를 만나면 놀랍기는 하겠다. 혼자 있을 때는 주로 뭘 하나.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본다. 책은 닥치는 대로 읽어 치운다. 소설책, 만화책, 경제 관련 서적과 심지어 상식 사전까지 읽는다(웃음). 영화도 특별한 장르를 좋아하기보다는 다양하게 즐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트렌디한 가요부터 올드 팝, 90년대 가요 등 기분에 따라 듣는 편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실제로 떠나지는 않더라도 늘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최근에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었나.
새롭게 계획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상하이 엑스포 기간에 한국관에서 상영되는 영상도 찍었고, 이번에 홍콩에 방문해서 찍은 화보도 그렇고 모두 새로운 경험이라 좋다.
이제 당신을 유노윤호라고 불러야 할까, 정윤호라고 불러야 할까. 어느 쪽이 편한가.
유노윤호가 정윤호 아닌가? 둘 다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불리든지 상관없다.
처음으로 해본 연기는 어렵지 않았나. 무대 위에 서는 만큼 즐길 수 있었나.
물론 낯설고 어려웠지만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한다. 연기의 스킬 같은 세세한 부분보다는 나보다 인생을 더 많이 아는 선배님들께 삶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윤여정 선생님 같은 소중한 인연도 생겼고.
배우로서 목표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나.
조니 뎁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자기만의 색깔이 또렷하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가 진정 멋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동방신기 멤버들과 떨어져 혼자서 낯선 사람들과 일하는 느낌은 어떤가. 두려움이나 외려움도 있었을 법한데.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런 감정들 때문에 망설이거나 주저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일이든, 새로운 사람들이든 나의 마음을 담지 않으면 다가갈 수 없고,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진실하게 대하려고 애쓴다. 그러다 보면 일만 남는 게 아니라 사람도 남는다.
그동안 매체에 비친 모습을 보고 아주 솔직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것이 마냥 솔직할 수만은 없는 직업이다. 매 순간 솔직해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의 특성상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살 수도 있고.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면서도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후회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나와 나의 말을 일치시키려고 애쓴다.
매체에서 보이는 정윤호와 실제의 정윤호가 크게 다른 부분이 있나. 한마디로, 사람들이 정윤호에 대해서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나.
남자답고 카리스마 있다거나,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고 봐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지만, 사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애교도 많고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이다. 일할 때는 꼼꼼하고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부분도 있지만, 일상의 모습은 활발하고 장난기 넘치는 밝은 성격이다.
해외에서의 활동을 포함해서 드라마든, 영화든, 음악이든, 단기적으로 다음 행보가 정해졌나.
누구보다 무대 위에서 설레는 사람이기에, 음악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할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계획이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떤 활동을 먼저 할지 조율하는 중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켜보는 분들 역시 즐기면서 기다려주면 좋을 듯하다.
지금, 앞으로 나가고 있는 느낌이 드나. 그리고 애당초 자신이 원하는 것은 앞으로 전진하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 지금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느낀다. 항상 꿈꾸고, 머릿속에 미래를 그려보는 스타일인데 그런 시간들이 나를 자극한다. 열심히 앞으로 나가서 작은 산에 오르면 다시 더 높은 산이 보인다. 산을 오르면서 숨이 차고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그런 시간들을 넘어서면서 더 단단해지고 강해진다. 오를수록 더 높은 산이 보이는 것도 더 넓은 세상이 보이는 것도 좋다. 지금도 생각한 대로 전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후회하는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나이가 좋나, 아니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나.
지금 이 시기도 좋지만, 가끔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에 나 자신에게 약속했던 것들, 목표들을 얼마나 이뤘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빨리 그때의 내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운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집이 광주인데 중학생 때부터 서울로 올라와서 연습생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가족, 그중에서도 여동생이 특히 그립다. 동생의 초등학교 때 모습만 기억에 남아 있고, 성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봤다. 명색이 오빠인데 동생한테 오히려 힘을 얻는 경우가 많아서 미안하기도 하다. 여동생과 자주 만나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은 곳도 많이 데려가고 싶다.
궁극적으로 되고 싶은 것이나 갖고 싶은 것이 있나?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아버지인데,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 화목한 가정의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것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어려운 사람들한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가지고 있었다. 노래든, 연기든 다른 활동이든, 그 이상의 무엇이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말이다.
요즘 부쩍 성숙해진 느낌이다.
예전보다 더 많이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어떤 방향을 결정한 이후에는 나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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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APAN 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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